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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승영 | 당신은 감정 리더인가? 감정적 리더인가?

[칼럼] 최승영 | 당신은 감정 리더인가? 감정적 리더인가?

존 가트맨(John Gottman)의 저서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에드워드 트로니크는 ‘굳은 표정 패러다임’이라는 연구법을 개발했는데,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기를 완전히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면 아기는 눈길을 돌렸다가 다시 어른을 마주 보며 어른의 표정이 바뀌도록 시도하는데, 몇 번의 시도에도 어른의 표정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울면서 짜증을 낸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앓는 부모의 아기를 대상으로 굳은 표정을 지으면 아기들은 표정 변화를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아기의 정서적인 환경에 아주 작은 변화만 생겨도 정서적·사회적·지적 발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리더의 표정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는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거의 동시에 두 명의 리더를 거의 동시에 코칭했던 때가 있었다. 한 리더는 ‘너무 감정적인 것’이 문제였고, 다른 리더는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리더가 성과를 잘 내는 리더라면 리더의 감정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무시하고 넘어가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블라인드’에 리더의 이름이 오르는 순간 기업에는 기업의 이미지에, 리더에게는 리더십의 이미지에 데미지가 생긴다고 생각하고, 큰 문제로 인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과를 내기 위해 모인 조직에서 소통과 협업은 중요한 가치이고, 이 가치에 영향을 큰 미치는 것이 바로 리더의 감정 관리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dman)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꼽았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적 반응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유연한 상호작용을 통해 리더십과 대인관계 능력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감성지능 5단계로 ‘자기인식’ ‘자기규제’ ‘자기 동기화’ ‘감정이입’ ‘사회적 기술’를 꼽았다. ‘자기인식’은 자신의 감정이나 감정적 분위기를 인식하는 능력이다. 나아가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인과 영향력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자신의 감정이 자신과 타인의 업무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이다. 자기관리와 유사한 ‘자기규제’는 자신의 부정적인 충동이나 감정을 통제하고 수정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있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다. 물론 불확실한 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소신을 지킬 수도 있다. ‘자기동기화’는 돈이나 지위를 넘어서 열정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성과를 추구하며 성과가 부진할 때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감정이입’은 타인의 감성을 이해하고, 정서적 반응에 적절히 대응하고 다루는 능력이다. MZ세대와 일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능력이다. ‘사회적 기술’은 공통의 정서적 유대를 찾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인관계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차원 높은 능력이다.

대표이사에게 결재받기 전, 비서실에 전화해 대표이사의 심기를 물어보는 회사가 있다고 치자. 아마도 감정적인 대표이사에게 혼나지 않기 위한 아부가 판칠 수도 있고, 자신의 주도적 업무 처리가 아닌, 대표이사에게 칭찬받을 것인지가 의사결정의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회사에게 미래가 있을까? 자, 이제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감정 리더인가, 감정적 리더인가?

마스터피스 얼라이언스 최승영 대표